윤 대통령 "네덜란드와 반도체 동맹 목표는 세계 최고 초격차"

입력 2023-12-14 03:00  


한국과 네덜란드가 양국 외교·산업 장관이 참여하는 ‘2+2 대화체’를 신설하고 반도체 동맹을 체결하는 등 경제 및 안보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원전 관련 협력도 본격화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네덜란드가 미국 일본 영국 등에 이어 한국의 핵심 경제협력국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 핵심 우방국으로
윤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3일 헤이그에 있는 총리실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기존 격년으로 열던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를 외교·산업 장관이 참여하는 2+2 대화체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미국 호주 영국 등 극소수의 핵심 우방국과 2+2 장관급 대화체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2+2 장관급 대화체는 모두 외교장관과 국방장관이 참여하는데, 네덜란드와의 협의체에는 국방장관 대신 산업장관이 참석하는 것이 이례적이다.

양국 간 경제안보 공조 강화의 하이라이트는 반도체 동맹이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회담 이후 채택한 공동성명에 ‘동맹’이라는 표현을 명시했다. 두 국가가 동맹 관계를 맺는 것은 한 국가가 위기 상황에 빠지면 다른 국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 제안에 네덜란드가 고심을 거듭하다 성명에 공식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 반도체 제조 분야 강국이지만 소재와 장비 관련 산업이 상대적으로 약해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과 공급망 협력이 필수적이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생산국인 네덜란드와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양국은 서로의 장점을 결합해 반도체 협력의 효과와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산업당국 간 반도체 정책 공조를 위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대화’도 신설했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원자력 관련 공조도 확대된다. 양국 정부는 ‘원자력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를 비롯한 여러 건의 관련 MOU를 체결했다. SMR, 원전 기술, 핵연료 등 다양한 원자력 관련 협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네덜란드 정부와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기술 타당성 조사 계약을 했다. 네덜란드가 추진 중인 신규 원전 개발에 한수원이 본격 뛰어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다.

국방·방위산업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국방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방산군수공동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은 독일과 네덜란드가 주도하는 방공 및 미사일 방어 훈련(JPOW)에 2025년 옵서버로 참여한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농업에 첨단기술을 더한 스마트농업 및 디지털파밍 관련 협력을 확대한다. 양국 청년을 위해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를 두 배 늘리고, 양국 박물관 간 소장품 교류 등 문화 교류 확대도 이번 회담에서 확정됐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20개 항으로 구성된 공동 성명을 채택했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 취지를 설명했다.
○尹 “과학기술, 물류 분야도 협력”
윤 대통령은 이날 암스테르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양국 기업인 200여 명이 주축이 된 한·네덜란드 비즈니스포럼에도 참석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또한 자리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이 정부-기업-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으로 발전했다”며 “무탄소에너지, 과학기술, 물류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롯데정밀화학 두산로보틱스 등 국내 기업들은 네덜란드 기업과 모두 19건의 MOU를 체결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인 이솔은 네덜란드 기업과 반도체 극자외선(EUV) 광원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MOU를 맺었다.

한국무역협회는 ‘한·네덜란드 최고경영자(CEO) 라운드 테이블’을 열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페터르 베닝크 ASML 회장 등이 참석했다. 경 사장은 전날 삼성전자와 ASML이 1조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두 기업의 협력 강화는 기술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이그=도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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